강원 산중, 길도 끊긴 골짜기의 암자.사람들은 그를 현묵(玄默)이라 불렀다 —깊을 현, 잠잠할 묵.서른에 말을 끊은 뒤, 답은 언제나 붓이었다.
평생 산 아래로 내려오지 않았고,매달려도 봐 주는 법이 없었다.그런데 한 번 붓을 들면, 빗나간 적이 없었다.“원하던 말이 아니라,알아야 했던 답이 적혀 있었다.”
2008년 입적.요사채에서 간명첩 사백여 권이 나왔다.어느 첩에나, 붓이 멈춘 자리가 있었다.스님이 알고도, 끝까지 적지 않은 대목.

당신 팔자에도 있다 —끝까지 적히지 못한 대목이.